"음식료주(株), 한국산 보다 중국산이 낫다?"
- 가격 올리기도, 매출 증가도 어려운 사업 구조
- 해외 진입은 쉽지 않고 … 매출 답보 허다
- 차라리 성장하는 중국 기업이 낫다?
3~4월 상승장 속에서 국내 대부분의 음식료주 주가는 오르더라도 박스권에서 오르 내릴 뿐 천정을 뚫지 못지는 모양새다. 상장된 20개 음식료주의 3월부터 4월9일까지의 평균 수익률은 5.9%였다. 코스피(8.2%)에도 못 미쳤다. 경기 회복세에 되면 주전부리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먹거리 판매가 늘면 음식료주들의 실적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적 개선 폭이 IT와 자동차 등 요즘 인기 있는 업종에 비해 음식료주의 실적 개선 폭은 작은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분석 대상 기업 484곳의 올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09년에 비해 각각 13.2%와 54.9%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음식료주 20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평균 증가율은 6.9%와 14.6%에 불과하다.
경기 반등기에도 실적이 덜 오르는 이유는 음식료주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다.
음식료는 서민 경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기업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공감대 없는 가격 상승은 여론의 뭇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까지 나서서 물가 잡겠다고 나서는 통이라 가격 인상을 통한 매출 확대는 녹록치 않다. 해외 원료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도 눈치 보이는 작업이다. 이 부분은 수지를 위해 기업 입장으로서는 불가피하다. 한 음식료 애널리스트는 "국내산으로는 이해타산이 맞지 않아 기업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중국산에 손을 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를 납득하지 못한다. 음식 안전성에 예민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국산'원료 활용 사실이 알려지면 소비자의 뭇매와 매출 급감을 면키는 어렵다.
그렇다고 매출을 키우기도 어렵다. 음식료 사업은 문화와 밀접하기 때문에 해외진출도 쉽지 않다. 주요 음식료업체들인 "해외로, 해외로"를 외치지만 결과물로 이어지는 예는 드물다. `초코파이'의 중국 시장 연착륙으로 오리온이 돋보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결국 음식료주는 한반도 안에서 여러 개의 기업이 티격태격할 뿐이다. 연구 개발을 통한 새로운 제품 보다는 1등 제품 베끼기로 시장 나뉘먹기를 한다. 음식료주의 또 다른 공통 과제인 신사업 개척 부문에서도 계획만 설정되어 있을 뿐, 뚜렷한 답을 내놓는 기업은 사실상 전무하다.
돌파구 부재 속 중국 음식료 기업의 실적 증가세가 단연 눈에 띈다. 최근 발행된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수산업 업체인 중국원양자원와 금속캔 제조업체인 중국식품포장은 매출액이 각각 97.7%와 37.2%씩 증가가 예상됐다.
더구나 회계 문제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렸던 연합과기 사건으로 중국 기업이 동반 급락하면서 주가도 가벼워진 상태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디스카운트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 됐을 뿐, 실적 면에서는 국내 음식료주에 비해 낫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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