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금요일

기업실적은 주가 2000 때보다 더 좋아

코스피가 1700선 언저리를 맴돌고 있지만 국내 대표 기업들 실적은 코스피 2000시대를 열었던 2007년보다 오히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 등 외부 여건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기업 가치만 따지면 2007년보다 지금이 더 주식에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평균 9722원으로 2007년 6174원에 비해 57.5%나 늘었다.


금융위기 후 혹독한 시절을 거쳤지만 현재 기업들 재무구조도 당시보다 오히려 개선됐다. 100대 상장사의 2007년 부채비율 평균은 163.1%, 유보율은 1736.2%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0년 부채비율과 유보율은 각각 145.7%와 2281.6%였다. 기업 부채는 줄고 곳간은 보다 튼실해진 것이다. 2007년 21.4%에서 22.5%로 소폭 늘어난 차입금 비율 정도에서만 금융위기의 상흔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처럼 기업 실적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코스피 1650~1690선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출구전략 등 불확실한 변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 자체 체력과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유럽 등 해외에서 터질 돌발변수에 국내외 투자자들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급 부족으로 연결된다. 투자자들은 떨어지거나 올라간다는 확신만 보이면 증시에 돈을 태운다는 마음으로 장을 쳐다보고 있다. 5월 상장하는 삼성생명이 그나마 남은 투자 수요를 대기 물량으로 바꾸면서 수급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나친 장밋빛 실적 전망 자체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는 견해도 있다. 중형사 시황담당 연구원은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 평균을 보면 올해 기업들 이익 총계가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대원 기자] (매경 2010년3월27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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